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후보를 도와주더라도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이 맞지 앞장서서 총대 메는 바보짓을 이제 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 ‘홍 의원이 적극적으로 윤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선을 그은 것이다.
홍 의원은 9일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이 당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제가 27년간 몸담은 이 당은 일이 잘되면 몇몇 내시들이 공을 독차지하고 일이 잘못되면 한 사람에게 독박을 씌우고 내시들은 숨는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나서기 싫었던 탄핵 대선 때 후보로 나갔다가 당을 살려 놓으니 당시 상황도 무시하고 안철수와 단일화 안 해서 졌다고 덤터기 씌우는 사람들이 이 당과 한국 보수층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좋은 대선 환경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덤터기나 쓰라는 판에 휩쓸리라는 것은 바보나 할 짓”이라면서도 “뒤에서 제 할 일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현재 당 대구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고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홍 의원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지지율 추락 원인은 역량 부족과 가족 비리로 인한 공정과 상식의 상실 때문”이라며 “추락 원인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지 뜬금없이 원팀 운운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페이스북 글에선 “거듭 밝히지만 저는 이미 대구 선대위 고문으로 원팀이 돼 참여 중이고 뒤에서 윤 후보를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왜 자꾸 유승민 전 의원과 묶어 원팀 운운하는 비방성 기사가 나오는지 참으로 유감”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