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9일 대선이 역대 다른 대선과 가장 다른 점은 코로나19라는 감염병 확산세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치러진다는 점이다.
이에 각 정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후보 확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아무리 방역에 주의를 기울인다 해도 현장유세 등 일정 중에 후보가 확진자를 접촉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각 선대위는 현장일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대면 온라인 선거운동으로의 즉각적인 전환, SNS와 화상회의를 통한 선대위 운영, 후보를 대신할 중량급 인사의 후보 역할 분담 등을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 일환으로 마련하는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9일까지 벌써 두 차례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았다. 선거 행사 도중 확진자와의 접촉 가능성이 생기면서 지난달 14일과 지난 8일 선제적으로 PCR 검사를 받고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했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방역당국의 판단에 따른다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에 밀접접촉 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일정을 재개했다.
이와 관련해 선대위 다른 관계자는 “다행히 모두 음성이 나왔고, 공백은 각 하루씩이었지만 대선까지 매우 타이트하게 짜여진 일정을 차질 없이 소화해야 하는 선대위 입장서는 그 하루도 아깝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후보는 지난 8일 일정 취소로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관련 메시지 발표 일정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이 후보 측은 확진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 후보의 공약발표 및 메시지 전달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현장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되는 만큼 곧장 유튜브와 SNS를 활용한 비대면 선거운동 체제로 전환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후보의 노출빈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4일 코로나 검사에 따른 일정 취소 때 자택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와중에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방안과 관련한 긴급성명을 내기도 했었다. 불가피한 비대면 상황에서도 메시지 관리에 나선 것이다.
후보가 직접 챙길 수 없는 현장일정은 선대위 내 중량급 인사들이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송영길 대표를 비롯해 이 후보의 무게감을 대신할 수 있는 선대위 내 인사들이 ‘이재명의 분신’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참여하는 선대위 내부 회의 등은 화상회의와 SNS 등을 통한 비대면 회의로 전환된다.
국민의힘 역시 방역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 수행단은 모두 부스터샷을 접종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당사 후보 사무실 앞에 체온 측정 기기를 비치해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일정 등을 소화할 때는 수행인원이 미리 PCR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확진자 접촉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는 통상의 절차를 밟는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방역당국이 정해 준 매뉴얼에 따라야 한다”며 “밀접접촉 결정이 내려지기 전이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선제적으로 PCR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하며 추가적인 접촉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현수 강보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