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묘문화 달라졌다…제주 ‘화장 후 자연장’ 대세

입력 2022-01-09 13:25 수정 2022-01-10 09:42

전통적으로 매장률이 높은 제주의 장묘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화장 후 자연장을 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제주도가 공공 자연장지 추가 조성에 나서고 있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동부공설묘지(제주시 용강동)를 자연장지로 전환하는 공사가 추진 중이다. 공설묘지 10개 구역 중 3개 구역 4만㎡에 3만구를 안장할 수 있는 규모로 내년 5월 완공 예정이다.

도는 2012년 도내 첫 자연장 공원(어승생 한울누리공원)을 개원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사용료(도민 기준 10만원)를 책정했다. 지역의 낮은 화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 최근 화장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자연친화적인 자연장이 인기를 끌면서 한울누리공원은 개장 10년 만에 포화 상태에 처했다. 반면 도가 매장 수요 확대에 대비해 2009년 조성한 동부공설묘지는 십수 년째 텅텅 비어있다.

‘2020 보건복지부통계연보’를 보면 제주지역 화장률은 2019년 75.4%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부산(94.8%) 인천(94.0%) 등 상당수의 광역지자체가 90%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그러나 2011년 48.3%에서 매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화장 후 자연장을 원하는 도민들이 많아지면서 현재 제주시 지역 공공 자연장지(한울누리공원)에선 수목형과 정원형이 만장된 상태다. 잔디형도 총 1만4486구 가운데 90%가 찼다.

도민들의 이 같은 인식 변화는 통계청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지역별 선호 장례방법’을 보면 도민들의 화장 선호도는 2011년 71%에서 2021년 85%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매장 선호도는 28.4%에서 13.9%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화장후 봉안’은 46.9%에서 32.5%로 줄어든 반면 ‘화장 후 자연장’ 선호는 24.6%에서 38.2%로 늘어 새로운 장묘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는 가족 ·문중 묘지가 많아 매장문화가 발달한 지역이었으나 최근에는 봉분 관리의 어려움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화장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동부공설묘지에 자연장공원이 조성되면 최대 15년까지 도내 자연장 수요 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