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와 관련해 “여가부는 역사에 분명히 뚜렷한 족적이 있는데 20대층은 그 부분을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말을 제가 할 수는 없지만 여가부는 일을 잘하고 많은 실적을 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20대 남성층이 여가부를 페미니즘의 상징으로 보고 있으며 여성에 비해 자신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는 여성에게 사회적으로 여러 기회를 주지 못했던 것을 바로잡는 데 공을 세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2005년 호주제 폐지 등을 여가부의 성과로 언급하면서 “오히려 폐지보다 확대 개편 같은 부분이 토론됐으면…”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법이 정하고 있는 양성평등 및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들이 없으면 우리가 선진국이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사실상 여가부 폐지에 반대 입장을 낸 것이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2030 남성층 표심을 겨냥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올렸다. 해당 공약과 관련해 ‘이대남’(20대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지지글이 올라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강화’라는 문구를 올리고 윤 후보의 폐지 공약을 비판했다. 심 후보는 “추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면 청년을 성별로 갈라치고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일마저 서슴지 않는 후보에게 지도자로서 자각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