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코로나19 감염 이력을 근거로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 출전을 위한 ‘백신 면제’를 주장했다.
8일 AFP통신에 따르면 조코비치의 변호인은 호주 연방법원에서 “조코비치가 지난달 16일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코로나19 감염 시점에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몸에 항체를 보유한 만큼 백신 면제 사유를 충족한다는 취지다.
조코비치는 확진 판정을 받고 14일 뒤부터 72시간 동안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코비치는 행정적으로 입국이 가능한지 확인한 뒤 호주로 이동했다. 지난 1일 호주 출입국 관리당국에서 입국 요건을 충족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받았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출전을 위해 지난 5일 밤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호주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 면제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대회 중 매년 첫 번째로 개최되는 호주오픈은 오는 17일 멜버른에서 개막한다.
호주 정부는 당초 조코비치에 대한 입국을 거부했지만 ‘즉시 송환’ 결정을 유예했다. 그 덕에 조코비치는 호주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오는 10일까지 조국 세르비아로 즉시 돌아가는 조치만은 면했다. 현재 멜버른의 한 호텔에 체류하고 있다. 이 호텔은 한때 코로나19 격리 시설로 사용됐다. 지금은 난민을 수용하는 시설이다.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공개적으로 백신 접종에 반대해왔다. 자신의 접종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하길 꺼렸다. 호주 입국 불허 상황에서 자신이 백신 면제의 요건을 충족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날 변호인을 통해 ‘감염에 따른 항체 보유’를 주장하면서 그 이유가 확인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