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의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부총리가 “정치적 편견 없이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바라다르 부총리는 7일(한국시간) 아프가니스탄 국영 방송사 RTA에 공개된 영상 연설에서 “국제사회는 인도주의적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주민에게 음식, 거처, 옷, 돈이 없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아프가니스탄은 일자리를 창출할 인프라가 없다. 열악한 날씨가 취약한 상황을 더 악화하고 있다”며 “탈레반은 국가 전역에 국제 구호품을 배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 탈레반 집권 후 물가 상승, 실업 폭증, 기근에 따른 경제 붕괴에 직면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아프가니스탄 국민 4000만명 중 2400만 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탈레반의 고위급 지도자가 지난해 8월 집권한 뒤 아프가니스탄 위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청한 것은 처음이다. 바라다르 부총리는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이다. 탈레반 내 서열에서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다음의 ‘2인자’로 꼽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