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9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구속기로에 놓였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후 2시 즉결법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45)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이씨는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자금 담당 업무를 맡으며 잔액 증명서를 위조하고 공적 자금을 개인의 은행 계좌나 주식 계좌로 이체하는 등 회사 자금 19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이씨가 횡령한 금액은 1880억원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결과 추가적으로 회삿돈 100억을 빼돌렸다가 다시 돌려놓은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지난 5일 오후 8시쯤부터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의심 가는 정황을 확인해 건물 내 다른 호실에 은신하고 있던 이씨를 발견해 오후 9시10분쯤 체포했다.
횡령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경찰은 이씨가 1㎏ 금괴 851개를 구매한 정황을 포착했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1㎏ 금괴 497개를 회수했다. 현재 금 시세가를 고려하면 검찰이 압수한 금괴는 약 350억 원 정도다. 또 피해금 회수를 위해 경찰은 현금 4억3000만원을 압수했다. 이씨가 자금 세탁을 위해 증권거래에 활용한 252억여원이 예수금으로 남아있는 증권 계좌도 동결했다.
이 외에도 이씨가 횡령 금액으로 구입한 사실이 확인된 수십억 상당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보전추징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이씨가 잠적 전후로 경기 파주시에 있는 건물을 아내 등에게 총 3채 증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현재까지 경찰이 확보한 이씨의 횡령 자금을 도합하면 약 600억~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따라서 여전히 최소 수백억원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씨가 구매했지만 회수하지 못한 1㎏ 금괴 354개의 소재를 파악하는 한편, 이씨의 계좌 등을 통해 횡령금 흐름을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씨가 횡령한 돈을 현금화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사건의 공범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이씨와 함께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에서 일한 직원 2명을 불러 조사했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윗선 지시’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사측은 “이런 주장은 빼돌린 금괴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거나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목적으로 한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