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전날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원팀’을 이룬 윤 후보가 본격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의 이번 메시지는 앞서 그가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관련 업무와 예산을 재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2030세대 젠더 논란의 중심에 선 여성가족부에 대해 “양성평등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홍보 등으로 실망감을 안겨 줬다”며 개편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오후 5시 19분쯤 올라온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게시물에는 1시간 만에 3000여개에 육박하는 댓글이 달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서 윤 후보는 ‘극단적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지예씨를 영입하며 당 안팎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고 2030 남성 표심이 대거 이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윤 후보는 지난 5일 선대위 해체를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께서 듣고 싶어하는 말씀을 드리겠다. 시간을 내 달라.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더보기’를 눌러야 할 만큼 긴 메시지를 중시했던 윤 후보가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직관적 메시지를 내세웠다는 점도 주목된다.
윤 후보의 메시지 내용과 형식의 변화는 후보의 결단과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에 따라 2030 실무진이 메시지를 담당하는 조직 운영의 키를 쥐면서 나타났다는 전언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윤 후보의 페북 글을 보고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