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또 악재… 소요사태 카자흐, 세계 2위 광산

입력 2022-01-08 06:30 수정 2022-01-08 15:55
픽사베이 제공

암호화폐(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악재를 연타로 맞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매파적’ 긴축 기조에 이어 대규모 소요사태에 휩싸인 카자흐스탄에서 연이은 채굴장 폐쇄로 공급 혼란까지 겪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비트코인 광산’으로 꼽힌다. 비트코인 가격은 또 하락했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7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소요사태에 따른 채굴장 폐쇄가 비트코인을 강타했다”며 “카자흐스탄의 비트코인 채굴장 15%가량이 운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카자흐스탄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가상화폐 채굴장이다. 비트코인의 연산 능력을 측정하는 해시레이트에서 카자흐스탄의 비중은 18.1%로 크다. 국경을 맞댄 중국의 채굴업자들이 대거 카자흐스탄으로 유입된 탓이다. 중국은 가상화폐 채굴·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시민들은 지난 2일 연료값 폭등을 계기로 반정부 집회를 시작했다.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는 전국적인 유혈 사태로 번졌다.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테러 대응 작전을 시작했다. 과격 단체를 완전히 소탕할 때까지 치안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이미 해를 넘기면서 불똥을 맞았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및 양적긴축 가능성을 담은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지난 5일 공개되면서다. 이를 계기로 시작된 비트코인의 하락세는 카자흐스탄 채굴장의 연이은 폐쇄로 확대됐다.

비트코인은 같은 날 오후 6시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4만2000달러(약 5050만원) 선을 가리키고 있다. 2%가량 하락한 금액이다. 해외보다 비싼 가격에 매매되는 국내 거래소 빗썸·업비트 등에선 5200만원 선에 거래됐다. 낙폭은 코인마켓캡과 비슷하다. 이마저도 5100만원대까지 내려간 가격을 일부 만회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공급 혼란은 그동안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을 금지해 공급에 제동을 걸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비트코인의 희소성보다 유통·거래 제한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 심리 위축이 선행하는 탓이다. 주식보다 더 심각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의 현재 지위를 나타내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