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3명이 순직하자 소방노조는 “반복되는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또 동료를 잃었다”고 거세게 비판하며 대비책 마련을 촉구했다.
7일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은 ‘우리 소방관을 헛되이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소방관 순직 사고 이후 6개월 만에 매우 흡사한 사고가 났다. 지휘부는 유족들에게 일일이 사죄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소방노조는 “반복되는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또 동료를 잃었다”며 “내부에 사람이 있었나 위험물이 있었나. 왜 우리 동료는 목숨을 잃어야 했나”라고 화재 당시 지휘부의 현장 판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위기 모면성 주장은 하지 말고 지휘부의 무리한 화재 진압 지시의 허점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소방노조는 또 “현장을 모르는 지휘관이 양성될 수밖에 없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또 지휘관 역량 강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교육을 임용 전 필수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제출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소방령 이상 고위직 간부후보생 367명의 화재진압이나 구조·구급 등 현장 경력은 평균 10개월에 그쳤다. 이들은 대부분 센터장 등 실제 재난 현장과는 거리가 있는 근무 경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오후 11시 46분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튿날 오전 6시 32분쯤 큰불을 껐지만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하면서 건물 2층에 투입됐던 소방관 3명이 고립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19시간여 만인 6일 오후 7시 19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