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불참 위기’ 조코비치, 다른 그랜드슬램도 못 가나

입력 2022-01-07 10:12
호주오픈 불참 위기인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의 가족이 6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벨그라데에서 열린 조코비치 지지 시위에 참석해 군중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뒤편으로 조코비치를 그린 현수막이 걸려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제로 호주오픈에 강제 불참할 위기인 현시점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34)가 올 시즌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5월 열릴 또다른 그랜드슬램 대회 프랑스오픈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참석기준에 강경한 입장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3월 미국에서 열릴 인디안웰스 대회와 마이애미 오픈에서도 같은 규정이 적용될 것으로 선수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윔블던대회 주최 측은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호주오픈 대회 출전을 강제로 무산 당할 위기다. 지난 5일 호주 멜버른 공항에 도착했지만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서다.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심사 중인 호주 법원이 결정을 내리려면 최소 10일까지 억류 장소인 멜버른 소재 더파크 호텔에서 기다려야 한다.

더타임스는 조코비치가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한동안 비슷한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봤다.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대회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한편 조코비치가 억류된 더파크 호텔 주변에는 팬들이 모여 지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조코비치의 고국 세르비아 국기를 흔들고 세르비아 민속춤을 추며 지지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세르비아에서도 그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모였다. 이 시위에 나선 조코비치의 가족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이번 조치가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조코비치가 앞으로 다른 대회에서 불참한다면 맞수 라파엘 나달에게는 타이틀 추가획득 기회가 커진다. 그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우승한다면 2009년에 이어 해당 대회 두 번째 우승컵이다. 그는 현재 역대 메이저대회 20회 우승으로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와 동률이다.

나달은 “만일 조코비치가 원했다면 호주오픈에서 문제없이 뛸 수 있었을 것이다. 조코비치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면서 “다들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결과가 뒤따르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벌어지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조코비치가 안쓰럽다”면서도 “하지만 몇달 전부터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달은 “사람들이 우리더러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한다면 맞아야 한다”면서 “세계는 고통받고 있다. 규칙을 따르지 않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2년 간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걸 본 뒤 백신이 코로나19 사태를 멈출 유일한 방법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