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의 삭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반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앞서 게시물에 ‘멸공’이라는 내용을 적었다가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게시물이 삭제된 적이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대중 정책을 비판하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것도 지워라’는 태그를 달면서 인스타그램에 공개 항의했다.
정 부회장은 6일 오후 11시쯤 인스타그램에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 캡처 화면을 공유했다. 정부의 대중 정책이 ‘사대외교’라는 취지의 기사였다. 이 기사에는 중극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정 부회장은 이 기사 캡처 화면을 올리면서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대한민국은 대국이다’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등의 해시 태그를 달았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인스타그램이 ‘멸공’ 태그가 달린 자신의 게시물을 ‘폭력·선동’을 이유로 삭제하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항의글을 올리고 있다. 이전에는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라며 다시 ‘멸공’ 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렸다. 인스타그램에서 게시물이 삭제됐다는 기사 사진을 공유하면서 ‘기사뜸’ ‘노빠꾸’(돌아가지 않는다는 뜻) 등의 태그를 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게시물에서도 ‘이것도 지워라’ ‘이것도 폭력조장이냐’며 항의성 태그를 달았다. 정 부회장은 여러 차례 ‘나는 공산주의(공산당)이 싫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왔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을 겨눈 듯한 글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실적 부진 등으로 2017년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계열사 중 정 부회장의 동생(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사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고, 신세계면세점은 중국인이 주요 고객층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