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다 죽는다’…밤 9시, 빈 거리에 불 켜졌다[포착]

입력 2022-01-07 06:02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비판하는 '점등 시위'에 참여한 서울 중구 백학시장의 한 음식점이 6일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9시 이후에 가게 내부와 간판 불을 켜두고 있다. 뉴시스

‘불합리한 방역정책 자영업자 다 죽는다.’

6일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9시 이후 영업장소와 간판의 불을 켜놓는 ‘점등 시위’에 돌입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를 도입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면서 나온 단체 행동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비판하는 '점등 시위'에 참여한 서울 중구 백학시장의 한 음식점이 6일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9시 이후에 가게 내부와 간판 불을 켜두고 있다. 뉴시스

이날 자영업자들은 ‘불합리한 방역정책 자영업자 다 죽는다’ ‘자영업자 영업제한 지금 즉시 철폐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에 동참한 일부 자영업자들은 영업제한 시간인 밤 9시가 지났는데도 가게 불을 환하게 밝혔다. 불을 켜둔 식당이나 카페의 내부는 모두 텅 비어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비판하는 '점등 시위'에 참여한 서울 중구 백학시장의 한 음식점이 6일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9시 이후에 가게 내부와 간판 불을 켜두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조지현 비대위 공동대표는 “국민 건강을 위해 2년간 희생해온 대가로 가게 직원들은 거리로 내몰렸다”며 “이제 영업을 해야겠다,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허희영 대한카페연합회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카페를 하고 있어 죄인이 됐다”며 “매일같이 자영업자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발언 도중 무릎을 꿇고 “자영업자들을 살려달라”며 눈물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비판하는 '점등 시위'에 참여한 서울 중구 백학시장의 한 음식점이 6일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9시 이후에 가게 내부와 간판 불을 켜두고 있다. 연합뉴스

참치집을 운영한다는 함희근씨는 “연말 대목에 100평 가게에 손님 3명 왔다”며 “돈 몇푼 쥐어주며 손실보상이라고 하는데, 국민들이 바보로 보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점등시위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비대위는 이와 함께 오는 10일 오후 여의도에서 영업제한 등 정부의 방역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다른 자영업자들의 모임인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은 12일 오후 2시 국회 앞 국민은행 근처에서 정부의 방역정책 규탄대회를 열고 ‘분노의 삭발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