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테니스 선수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의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그가 비자 문제로 호주입국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조코비치가 호주 입국을 거부당한 것은 백신과 관련한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호주는 입국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조코비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BBC 등에 따르면 호주 출입국관리소는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호주 출입국 관리소는 “조코비치가 입국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원칙적으로 유효한 입국 비자 미소지자 및 비자가 취소된 비시민권자는 추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코비치 역시 호주를 떠나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앞서 조코비치는 “나는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참가를 위해 호주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호주 오픈 테니스 주최 측이 그에게 백신을 맞지 않아도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 것이다.
이를 두고 “백신 접종이 의무화된 상황에서 왜 조코비치에게만 특혜를 주냐”고 이의를 제기해 특혜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호주오픈 테니스 측은 “올바른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 조코비치에 대한 특별 대우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실제로 총 26명의 선수가 백신 면제 신청을 했고, 호주오픈 테니스는 조코비치를 포함한 일부 선수에게 면제 신청 승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오픈 테니스 측에서는 조코비치의 백신 미접종에도 참석을 허락했지만, 호주 당국의 의견은 달랐다. 5일 11시 30분쯤 호주 멜버른 국제공항에 입국한 조코비치는 백신 면제자를 위한 비자신청을 하지 않아 호주 입국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현재 격리조치된 상태다.
카렌 앤드류스 내무장관은 “빅토리아주정부 및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관계자가 백신 미접종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더라도 입국 여부는 정부의 소관”이라고 못 박았다. 대회 개최지인 멜버른이 위치한 빅토리아주의 스포츠장관 대행 풀 포드도 “비자 승인은 연방 정부 담당”이라고 말했다.
조코비치의 모국 세르비아의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자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노박 조코비치의 비자가 취소됐다. 규정은 규정이며 특히 국경 문제에 관해서는 더 엄격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출입국 정책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호주에서 중요하다”고 적은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최근 3년간 호주오픈 테니스에서 연승을 거뒀다. 현재까지 호주오픈 테니스에서만 9번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그의 10번째 우승 도전에는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한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