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같은 내 딸…데이트할 사람” 美 암투병 엄마의 광고

입력 2022-01-07 00:07
딸 몰리의 데이트 상대를 찾는 광고가 타임스퀘어에 내걸렸다. 베스 데이비스 페이스북 캡쳐

미국에서 한 60대 엄마가 딸의 남자친구를 구하는 광고를 낸 모녀 사연이 화제다.

5일(현지 시간) NBC, 뉴욕포스트 등은 보스턴에 사는 베스 데이비스(61)가 뉴욕 타임스퀘어 초대형 옥외 광고에 딸 몰리 데이비스(30)와 데이트할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을 실은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엄마 베스는 자신의 병이 악화하기 전에 딸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에 이런 광고 아이디어를 냈다. 2004년 처음 유방암을 진단받고 치료한 베스는 안타깝게도 2020년 암이 재발했는데 현재 뼈까지 전이된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의 이런 아이디어는 딸 몰리도 동의하면서 현실화 됐다. 맨해튼 고층 빌딩 사이 광고 현수막에는 “내 딸과 데이트 해봐요”라는 문구와 함께 활짝 웃는 몰리의 대형 사진이 실렸다. 몰리 사진 아래에는 ‘몰리의 바람잡이 친구(Wingman)이자 엄마’라고 소개한 엄마 베스의 얼굴도 함께 담겼다.

광고에는 온라인 주소가 적혀 있는데, 이 주소를 입력하면 몰리를 소개하는 데이트 중개업체 ‘윙맨’ 사이트가 연결된다.

베스는 이 사이트에 직접 올린 글에서 “한 줄기 햇살과 같은 우리 딸 몰리. 일어나 눈 뜨는 순간부터 주변을 밝게 해준다”면서 “웃음이 많고 사람들의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하는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딸을 소개했다. 이어 “몰리는 세계 곳곳에서 생활했다. 의료 기기 판매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며 “믿을 만한 사람에게 딸을 맡겨두고 싶다”고 애틋한 모정도 드러냈다.

보스턴에 거주하는 모녀가 타임스퀘어의 광고를 직접 보러 뉴욕을 방문한 모습. 베스 데이비스 페이스북 캡쳐

타임스퀘어의 수많은 광고판 사이에서 ‘가로 25피트, 세로 47피트’의 거대한 공간에 모녀의 광고가 실릴 수 있었던 것은 미국 결혼 중개회사 ‘윙맨(Wingman)’ 창업자인 티나 윌슨의 공이 크다.

윙맨 창업자 티나 윌슨은 이들의 사연을 접하고 금전적인 지원에 나섰다. 윌슨은 “딸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가득한 엄마의 마음이 전해졌다. 그래서 딸이 데이트할 훌륭한 사람을 빨리 찾도록 돕고 싶었다”고 지원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