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젊은층이 왜 우리 저주하는지 현실 받아들여야”

입력 2022-01-06 18:19 수정 2022-01-06 18:26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6일 “우리를 방어해주던 젊은 세대가 지금은 왜 우리를 저주하는 얘기를 전파하는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여당에 비해 조직이 약한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건 젊은 세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단상에 서서 약 30분 가량 말을 쏟아냈다. 그는 모두발언을 시작하면서 “저는 선거 중독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항상 선거에 무한한 감정 이입을 한다”며 “그런 제게 2021년은 매우 신나는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6~7개월 전 모집하지도 않은 당원이 100명, 200명, 300명 쌓일 때 그것이 우리는 어떤 새 정치문화의 태동이라기보다는 당연히 가져갈 기득권처럼 인식한 것은 아닌지 되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당시 젊은 세대가 가족들이 있는 단체방에서 5060 부모를 설득했다”며 “민주당의 말도 안 되는 네거티브를 막은 것은 자신의 선거라 생각해 열심히 반박한 젊은 세대의 대응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한 유세차를 이번 대선에서는 휴대전화 앱으로 준비해 국민 누구나 신청하면 오를 수 있도록 했다”며 “지금 그 앱을 오픈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등을 돌린 젊은 세대가 유세를 신청하지 않으면 과거 보수정당이 치른 선거 유세와 같은 모습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저는 당대표지만 논객으로 돌아가 후보 당선을 위해 하루에 방송을 10개 뛰어도 행복하다 생각했다”며 “선대위에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게 본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선대위에 책임감으로 복귀하는 것보다 젊은 세대가 지지하는 방식으로 해서 그들이 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본질은 이준석의 사과와 반성을 시작으로 젊은 세대가 우리 당에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에서 논란이 된 ‘연습문제’ 표현과 관련해 표현이 불편하다면 죄송하지만 익살스럽게 표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 의원은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불편해도 된다”며 “우리 후보가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으려면 언론 관심이 주목되는 파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연장을 바라느냐. 정권교체 안 할 것이냐는 말로는 젊은 층 지지를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님들이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한다면 복귀 하겠다”면서도 “그런 방식으로는 젊은 층의 지지는 제가 갖고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 이 자리까지 만든 것에 참 죄송스럽다”며 “그만큼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지층과 싸우지 말고 이준석과 싸우지 말고 후보자와 싸우지 말고 우리의 안 좋은 모습과 싸워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저는 여한이 없겠습니다”라며 “의원님 한분 한분 다 선거지면 당이 해체된단 생각, 그것만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