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끄려는 尹에 당 청년들 “곁에 기생충만 가득” 쓴소리

입력 2022-01-06 16:4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대위 청년간담회 행사에 전화 목소리로만 참석해 ‘청년 홀대 논란’을 불러 일으킨지 하루 만에 당 청년보좌역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청년 보좌역들은 “곁에 정치기생충만 가득하다”는 등 그동안 윤 후보에게 직접하지 못했던 쓴소리들을 쏟아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이 간담회는 윤 후보가 청년 의견을 경청하는 차원에서 선대위 측에서 기획한 행사다.

한 청년 보좌역은 “지금 후보 곁에 간신들, 아첨꾼들, 정치기생충만 가득하다. 그들을 버리고 민심 심판대에 서시라. 그런 각오 없으면 대선 치르나 마나다”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청년들은 이런 상황에 묻는다. 권성동 사무총장이 물러난 게 맞나. 윤핵관들은 말릴 생각 있나. 아직도 홍준표 지지한 사람이 2030 위장당원들의 역선택이라 생각하나”라고 윤 후보를 향해 물었다.

전날 청년간담회 행사로 논란이 인 후 SNS로 사퇴를 선언한 곽승용씨는 “이준석 대표와 같이 가셔야 한다. 탄핵하라는 (논의도) 나왔다는데, 이 대표는 당에서 선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유일하게 아는 분”이라며 “그 분을 내팽개치고는 이길 수 없으니 후보님이 (의원들에) 가서 말려달라. 이 대표와 긴밀히 협력하는 행사를 갈 때 같이 다니시라”라고 말했다.

당내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보좌역은 “국민의힘이 원팀을 이뤄야 한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끌어안아서 대승적으로 함께 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기대한다”고 했다.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보좌역은 “(민주당은) ‘심는다 이재명’ 워딩을 내세워 많은 화제를 모았다. 가상화폐, 코인 분야 이슈에 대해 정책 제안을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윤 후보 하면 이 정책이 떠오르는 ‘시그니처 정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청년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메모하고는 “뼈아프게 와닿는다”며 “앞으로 중앙 선대기구에 청년 관련 행사는 간부들이 주도하지 말고 청년에게 맡기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는 게 2030 표를 얻기 위한 게 아니다. 윤석열이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 아니다”라며 “제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의사결정과 아젠다를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풀지 대안 만드는 일에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 청년보좌역 명단을 비서실에 비치해 놓고 언제든지 문을 두드리면 제가 시간이 바빠도 내일 하자고 하든가, 지방일정 마치고 나서 보자든가 해서 만나겠다”고 밝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