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거부’ 어빙, 성공적 NBA 복귀전

입력 2022-01-06 16:27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브루클린 네츠의 카이리 어빙이 5일(현지시간) 게인브릿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상대하던 중 숨을 고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접종을 거부해 온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스타 카이리 어빙(29)이 올 시즌 첫 경기를 무난하게 치러내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그간 소속팀 브루클린 네츠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남은 기간 원정 경기에 한해서라도 시즌을 치러낼 여지가 생겼다.

어빙은 5일(현지시간) 게인브릿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2분간 출전해 코트를 누볐다. 어빙은 이날 39점을 쓸어 넣은 동료 케빈 듀란트에 이어 팀 내 두 번째인 22득점을 넣었다. 득점 외에도 4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브루클린은 전반까지 13점 차로 뒤졌지만 후반 힘을 내면서 129대 121로 역전승했다.

어빙은 올 시즌 정규리그 4분의 1 이상을 치른 시점까지도 공식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소속팀 연고지 뉴욕주 방염지침 상 홈구장 바클레이즈센터 출입이 금지됐고, 브루클린 구단은 어빙을 원정경기에 한해 기용할 수 있었음에도 팀에 합류시키지 않는 길을 택했다. 시즌 반쪽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기용했다가는 선수단 운영 차원에서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지난달 중순을 지나면서 구단은 어빙의 재합류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 이탈자가 많아져서다. 결국 어빙은 지난달 말 극적으로 팀 훈련에 재합류했다. 일단 경기를 소화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원정경기를 다 뛸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지난달 초 ESPN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캐나다로 출국한 선수 중 백신 비접종자는 미국 재입국이 허용되지 않는다. 캐나다 토론토 연고인 토론토 랩터스 원정경기에 어빙이 갈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어빙의 사례는 예외적인 경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NBA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등록된 선수의 97%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어빙과 함께 대표적인 백신 미접종자 스타로 꼽히던 워싱턴 위저즈 소속 브래들리 빌도 최근 접종을 완료했다. 빌과 함께 백신 접종을 거부해온 동료 카일 쿠즈마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가 코트로 돌아왔다.

브루클린은 이번 시즌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꼽혀왔다. 듀란트와 어빙에 제임스 하든까지 합류하면서 NBA 팀 중 이른바 ‘슈퍼팀’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였다. 개막 이래 어빙의 공백에도 불구, 동부 콘퍼런스 상위를 유지해온 것도 듀란트와 하든의 힘이 컸다. 최근 3연패를 당하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어빙이 부분적으로나마 팀에 합류하며 시즌 운영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