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일곡동에 미결수를 수용하는 '구치소'가 들어선다. 전국 4개 지방교정청 가운데 현재 구치소가 없는 곳은 광주교정청이 유일하다.
6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일곡동 1-3 일원에 오는 2028년까지 국비 1193억 원을 들여 총면적 2만5500㎡ 규모의 광주구치소를 신축할 예정이다.
개발제한구역(GB) 해제를 거쳐 2023년 착공할 광주구치소는 미결수 수용을 위한 교정시설이다. 광주교도소 과밀화를 덜어줄 구치소는 향후 광주와 전남·북 지역 미결수 처우개선에 한몫하게 된다.
그동안 전국 교정청 중 호남권을 담당하는 광주교정청에만 구치소가 없었다. 광주교도소는 재판 중인 미결수와 판결이 확정된 기결수를 동시에 수용 중이다. 이로 인해 광주교도소의 재소자가 정원을 초과하는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정원이 1560명인 광주교도소의 현재 재소자는 1892명으로 수용률이 121.3%에 달하고 있다. 법무부는 광주구치소 신축을 위해 지난 4월 광주시와 ‘구치소 신축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9월에는 기획재정부와 국방부 용지 사용 문제를 협의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해왔다. 광주구치소 설립 부지 중 일부는 국방부 소유다.
이어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광주구치소 신축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결정하면서 건립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법무부와 광주시는 올해 말까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관련 용역을 진행할 방침이다.
광주교도소는 지난 2015년 10월 문흥동에서 일곡동과 가까운 삼각동 월산길로 45년 만에 이전했다. 1147억3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 새 교도소는 28만7000㎡ 부지에 총면적 4만9000㎡ 규모다. 문흥동 기존 교도소보다 부지는 2.7배, 총면적은 1.7배 늘어난 것이다.
이 교도소는 10인실 위주 기존 교도소와 달리 1인 독방과 3~5인실이 대부분으로 재소자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교정시설로 꼽히고 있다.
전체 수용시설에 온돌식 난방시설, 온수 샤워시설과 좌변기를 갖췄다. 노인·장애인 재소자를 위한 충격 완화 바닥, 손잡이, 점자블록, 경사로, 안내 점자 등도 설치됐다. 신재생에너지 지열을 이용한 친환경 냉난방 시설도 가동 중이다.
5·18민주화운동 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는 5·18민주정신 계승을 위한 민주인권기념파크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예타 면제로 광주구치소 건립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구치소 신축 부지 인근에는 공원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