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당에 사이코패스가”…의총서 ‘이준석 사퇴’ 논의

입력 2022-01-06 12:27 수정 2022-01-06 13:46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 당 대표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의원들이 6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이준석 당대표 사퇴결의안을 논의 중이다. 일부 특정계파 의원의 사퇴 요구가 아닌 ‘의총 결의’가 현실화한다면 무게감이 다른 만큼 이 대표가 체감하는 압박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 사퇴결의안을 제안했다. 그는 “오늘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의총인데 당대표가 변하는 모습을 아직 볼 수 없다”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제 당대표 사퇴에 대해 결심을 할 때가 됐고 여기서 결정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혼란 상황이 이어지고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며 ‘이준석 책임론’이 제기된 상황에 따른 비상조치로 해석된다.

추 수석부대표가 사퇴결의안을 제안하자 몇 의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곧이어 발언자로 나선 태영호 의원은 이 대표 사퇴 결의를 추진하기 위한 무기명 투표를 제안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변화와 단결' 의원총회에서 '초심'과 '원팀'을 강조하는 구호를 외친 뒤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현재 이 대표의 사퇴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흠 의원은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지하철 출근 인사 등을 제안하며 ‘연습문제’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오만방자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송석준·김정재·이종배·박수영 의원 등도 발언권을 신청해 이 대표 사퇴 결의에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수위 높은 발언들도 쏟아져 나왔다. 특히 박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사이코패스·양아치인데 우리 당 안에도 사이코패스·양아치가 있다. 당대표란 사람이 도운 게 뭐가 있는지 말해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선 캠페인에서 이 대표가 가진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하태경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 사퇴를 결의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표 사퇴를 의총에서 결의하면 이번 선거가 ‘세대 결합’이 아닌 ‘세대 매장’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의원들은 신규 지지층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낮다”며 “이 대표를 내치면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적군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의총에서 이 대표의 사퇴 촉구를 결의하더라도 강제성은 없다. 이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사퇴는 고려한 바 없다”며 당대표직 유지 의사를 밝혀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