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미국 치유는 실패”…미국식 민주주의 깎아내리는 中

입력 2022-01-06 11:57 수정 2022-01-06 16:01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이 갑자기 내린 폭설에 고립된 섬처럼 갇혀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 폭동 사태 1년을 맞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치유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는 대통령이 누구냐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식 민주주의 자체의 결함 때문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6일 “1년 전 폭도들의 난입으로 몸살을 앓았던 미 의사당은 현재 오미크론 변종 확산으로 인한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코로나19 확산과 사회 양극화 속에서도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인들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민주주의 시스템의 장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6일(현지시간)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 회의가 열리던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4명이 숨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동 사태를 선동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는 등 미 민주주의 역사상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기록됐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선 정부를 상대로 한 폭력 행위가 때로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3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 직후 ‘미국이 돌아왔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웠던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경제적 손익만을 따지지 않고 글로벌 리더로서 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 바이든 대통령은 안으로는 코로나19 확산과 지지율 하락, 밖으로는 중국과의 갈등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사태,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문제 등 여러 난제를 안고 있다. 중국은 이를 미국식 민주주의의 한계로 몰아가면서 중국식 인민 민주주의를 띄우는 데 활용하고 있다.

중국중앙(CC)TV는 “의회 사건은 미국식 민주주의의 추악한 실태를 까발리고 양극화와 진영간 극심한 불신 등 미국 정치 체제의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중국신문망도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과 협력을 외쳤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의회는 이전보다 더 분열됐다”며 “미국식 민주주의 작동은 무력화됐다”는 글을 실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해 하루 확진자가 100만명 넘게 나온 상황을 언급하며 “연방정부에서 주정부까지 통일된 정책이 없다면 미국처럼 큰 나라가 어떻게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전세계를 통틀어 미국이 처음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