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비는 초3 분수…고 2학생 셋 중 하나가 ‘수포자’

입력 2022-01-06 11:29
픽사베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을 ‘수포자’(수학 포기자)로 생각하는 학생이 많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학을 포기하게 되는 첫 번째 고비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배우는 분수와 나눗셈으로 조사됐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초·중·고 학생 37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5일 공개했다.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11.6%, 중학교 3학년 학생의 22.6%,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32.3%가 “그렇다”고 답했다.

수학에 대한 스트레스 비율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초등 6학년 44.9%, 중학교 3학년 60.8%, 고교 2학년은 72.4%였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경우, 수학 기초학력수준인 학생도 10명 중 1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 따르면 수학 기초학력수준미달 비율은 중학교 3학년이 13.4%, 고교 2학년이 13.5%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매년 발표하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수학 기초학력수준미달 학생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을 수포자라고 여기는 학생의 증가 추이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수포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수학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누적된 학습결손’을 꼽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초·중·고등학교 교사 3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특히 다수의 교사가 수포자 발생 초기 시점으로 초등 3학년 나눗셈과 분수, 5학년 분수의 사칙연산을 꼽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포자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누적된 학습 결손은 주로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돼 중·고교로 이어지기에 초등 수학교육에서 학습 결손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수학 기초학력 수준 미달의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진정시킬 수 있는 특단의 수학교육 대책을 세워서 수포자 발생을 예방하길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