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더 강력한 ‘매파적’ 긴축 신호가 확인됐다. FOMC 구성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데 그치지 않고 양적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 증권시장의 주요 지수는 6일(한국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포함한 FOMC 구성원들은 이날 공개된 지난달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경제, 노동,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하는 조치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연준은 지난달까지 적용했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이달부터 2배로 올렸다. 현재 매월 줄어드는 자산 매입 규모 총액은 300억 달러씩이다. 이 속도를 적용하면 테이퍼링은 오는 3월에 끝난다. 연준은 테이퍼링을 끝내면 금리를 인상할 여력을 얻는다. 올해 중 3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은 테이퍼링 다음 단계인 금리 인상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양적긴축 가능성이다.
테이퍼링은 자산 매입 규모만 축소할 뿐 시장에 유동성을 푸는 과정에 해당한다. 금리 인상을 통해서는 유동성을 억제할 수 있다. 양적긴축은 유동성을 시장에서 회수하는 정책이다. 테이퍼링, 금리 인상보다 더 강력한 인플레이션 억제책이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시사된 셈이다.
FOMC 구성원의 일부는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에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 축소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불황’에서 시행한 양적완화로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비대해졌지만 이제는 정상화하겠다는 얘기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8조8000억 달러다.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실무진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FOMC 의사록을 보면 정례회의 구성원들은 “금리를 처음 올린 뒤 일정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에 대부분 동의했다. 또 “구성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의 속도가 이전 사례보다 더 빨라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테이퍼링, 금리 인상에 그치지 않고 양적긴축까지 예고한 FOMC 의사록이 공개되자 시장은 공포에 휩싸였다. 뉴욕증시 주요 증시가 모두 약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7%포인트(392.54) 하락한 3만6407.1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94%포인트(92.96) 떨어진 4700.58을 각각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34%포인트(522.54)나 급락한 1만5100.17을 찍었다. 나스닥의 낙폭은 지난해 2월 26일 3.52%포인트를 쏟은 뒤 11개월 만에 최대로 나타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