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 유튜브 출연 보며 ‘이대론 안되겠다’ 싶었다”

입력 2022-01-06 11:00 수정 2022-01-06 11:26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유튜브 캡처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을 전격 단행한 이유 중 하나로 윤석열 대선 후보의 경제 유튜브 채널 출연을 들었다.

김 전 위원장은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후보가 (지난달 25일) ‘삼프로TV’에 나갔는데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여서 그 프로그램이 끝난 다음 아주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됐다”며 “나는 (윤 후보가 ‘삼프로TV’에) 나가는 것도, 누가 준비하는 것도 몰랐다. 그런 일 등을 지난 한 달 가까이 보면서 ‘도저히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되겠다’ 싶어 후보와 몇 번 의논했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족발집에서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장면을 보고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개편을 결심했다는 말이 있다’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것뿐만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윤 후보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족발집에서 ‘한국형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 공약을 더듬더듬 읽어 논란이 됐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비서실과 그때 있었던 종합상황실을 합쳐 관리하려 했지만 잘 안됐다”며 “그래서 근본적인 조직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조직 개편을 하자고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선대위를 꾸릴 때 같이 참여하지 않고 선대위를 다 만들어놓고 들어갔기 때문에 그 조직 자체가 융합돼서 움직이지 않았다. 방만한 선대위로 조직하다 보니까 조직 운영 자체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정책본부가 맡아서 한 공약들이 매주 조금씩 국민에게 소개가 돼야 하는데 제대로 안 되는 형편이었다”며 “조직 자체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편성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내가 조직 개편을 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쇄신안을 발표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는 모습(왼쪽 사진).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윤 후보가 기존 선대위를 해체하고 실무형 선대본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비교적 간편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 난 원래 총괄본부를 하나 만들어서 거기에서 모든 일정도 조절하고 메시지도 전달하고 홍보도 관장하자고 했는데 그런 형태를 갖다 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메시지 관리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지금까지 지방도 돌아다니고 연설도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준비가 철저히 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며 “선거라는 게 실수 한 번 하고 나면 거기에서 오는 피해가 엄청나다는 것을 인식하고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