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나도 尹캠프와 갈등…여론압박 판단 들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 간 갈등을 연애 과정에 빗대며 머지않아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논란과 관련해선 자신 역시 조언했던 부분이 채택되지 않으며 윤 후보 측과 갈등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하 의원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후보와 가까운 분들한테 ‘세대결합론, 이 대표가 주창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그러면 우선 2030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직언했다. 이수정 교수 영입도 득보다 실이 많다고 강력하게 말했다”며 “(채택이 되지 않으며) 저하고 후보 캠프랑 틈이 벌어졌다. 저도 거리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안 되겠다, 공개적으로 여론화 작업과 압박을 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안에서 싸우다가 안 되니까 여론압박을 동원해야겠다는 판단에 신지예씨 영입 때 강력하게 비판한 것”이라며 최근 언론에서 비친 설전의 배경을 밝혔다.

하 의원은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지금 이 대표하고 윤 후보 본인은 아니지만, 그 주변 분들 하고 상당히 감정의 골이 깊어져 있다. 세대 결합으로 가야 하는데 그동안은 세대 내전으로 왔다”며 “소위 ‘윤핵관’이라 불리는 이들과 공개적으로 싸우고 있다.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의 골이 빨리 안 맺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재편된 당 선거대책본부를 언급하며 “윤 후보가 이 대표의 노선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이준석 노선으로 갔지만, 당분간 이준석 없는 이준석 노선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즉흥적으로 노선을 바꾼 다음 이준석과 결합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도 윤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더 뻗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두 사람은 지금 연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연애하다 지금 엄청나게 심한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연애하다가 원수처럼 싸우는 경우도 종종 있지 않나. 헤어지자고 했다가 재결합하기도 하고”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당 안팎에서 ‘이준석 책임론’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 “우리 지지층이 이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 불만이 아주 높다. 저한테도 많이 온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 이준석 노선으로 가기로 한 것인 만큼 윤 후보가 좀 결단해 줬으면 좋겠다”며 “후보 모습을 보면 대표로는 인정하지만 당내에서 이준석 대표 사퇴하라는 이야기에 대해 ‘내 권한이 아니다. 그건 당내 문제다’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에게) 당무지휘권이 있으므로 후보가 의원들에게 이 대표 공격을 멈춰 달라는 요청을 강하게 하면 이 대표도 윤 후보와 결합할 수 있는 명분과 여지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하철 인사와 젠더·게임특별위원회 구성, 플랫폼노동 체험 세 가지를 ‘연습문제’로 제안한 것과 관련해선 “청년중심 노선으로 바뀐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대표가) 이제 다시 합쳐야겠다, 결합해야겠다 해서 합치고 싶은 마음에 제안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 의원은 “제안받았으면 오늘 결합했다”며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정말 답답한 게 이렇게 하면 뻔히 이기는데 왜 이걸 못 보냐. 예를 들어 동생들 공부 가르쳐 보면 ‘이렇게 쉬운 건데 왜 이렇게 이해를 못 해’ 화가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