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적을수록 좋아”…美명문대 교수 발언에 들썩

입력 2022-01-06 10:04 수정 2022-01-06 11:19
글렌 쇼에 출연해 논란의 발언을 하는 에이미 왁스 교수(오른쪽). 유튜브 채널 '더 글렌 쇼' 캡처

미국 명문 사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미국은 아시아인이 적고, 아시아계 이민자가 적을수록 좋아진다”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유펜) 로스쿨 교수인 에이미 왁스가 지난달 20일 글렌 루리 미 브라운대 사회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글렌 쇼’에 출연해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를 드러내는 인터뷰를 했다고 보도했다.

왁스 교수는 당시 방송에서 미국 이민을 주제로 토론을 하다 “서구 사회의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구 사회로 유입되는 것을 환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남아시아 엘리트들의 유입을 언급하며 “미국에서 아시아계 엘리트의 지배는 위험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시아인이 미국 사회에 유입돼 지배 계층이 되는 것이 미국의 자유주의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인종차별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왁스 교수는 비판하는 이들에게 재빨리 반격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그는 “대부분의 아시아계 미국인은 민주당을 지지한다. 미국인은 아시아인이 적고 아시아계 이민자가 적을 때가 낫다”는 해명을 내놓았고, 이는 정치적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인 작가 메리 트럼프는 SNS를 통해 “아이비리그 대학이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파산한 왁스 교수 같은 인종차별주의자가 미래 세대의 미국 변호사들을 가르치도록 허용한다는 사실이 이 나라가 처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펜 로스쿨은 이런 혐오스러운 발언의 최후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학교 측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왁스 교수의 발언을 비판한 메리 트럼프. 트위터 캡처

왁스 교수의 도 넘은 발언에 비판이 거세지자 유펜 로스쿨 측도 발언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시어도어 루거 유펜 로스쿨 학장은 성명을 통해 왁스 교수의 발언은 “반(反)지식적이고 인종차별적”이라며 “그의 견해는 유펜 로스쿨의 정책이나 기조와는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루거 학장은 “모든 인종차별의 일반화처럼 왁스 교수의 최근 발언은 아시아계 학생들, 직원들에게 독설과 편견의 무게를 짊어지게 하고, 고정관념을 영속시킴으로써 피해를 줬다”며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직면한 이번 일을 계기로 (유펜 로스쿨은) 형평성과 포용력 높은 공동체 지원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학 측은 왁스 교수에게 당장 이번 발언과 관련해 어떤 처분을 내릴지는 밝히지 않았다.

왁스 교수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2017년 한 인터뷰에서 “나는 흑인 학생이 학급의 상위 25%로 졸업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정말 드물게 상위 50%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펜에서 뛰어난 학생 중 흑인 학생들이 거의 없다는 의미로 흑인 학생을 비하한 주장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