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탈모 공약은…‘히트작’? vs ‘포퓰리즘’?

입력 2022-01-06 09:50 수정 2022-01-06 11:15
인스타그램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두고 생활밀착형 공약의 성공사례라는 반응과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치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이 후보는 탈모약을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공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직접 출연해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15초 분량의 동영상을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재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 적용 공약, 히트작이 될 것 같다. 탈모인이 1000만이라 하니. 민주당 탈모 의원들이 단체로 기자회견하면 좋겠다”며 반겼다.

남영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글을 공유하면서 “격하게 공감한다. 청년 다이너마이트 선대위 추진해주세요”라고 적었다.

디시인사이드 ‘탈모갤러리’ 등에서는 뜨거운 호응이 쏟아졌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윤덕, 박주민 의원 등이 자신의 탈모를 고백하는 글을 올리며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디시인사이드 탈모갤러리 캡처.

박 의원은 유튜브 채널 진행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면서 “많이 불러주셔서 인증하고 갑니다. 여러분, 우리도 행복해집시다!”라고 적었다. 박 의원이 등장한 사진엔 ‘가발 벗은 지 두 달 됐다’는 자막과 함께 머리가 벗겨진 미키마우스 캐릭터가 가발을 들고 있는 그림이 합성됐다.

반면 이 공약을 두고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치’라며 거세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장을 지낸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일 페이스북에 ‘건강보험 재정 파탄 낼 이재명의 포퓰리즘 정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생명과 건강에 직접 관련성이 낮은 탈모 치료에 연간 수백억원 내지 천억원대의 건강보험 재정을 지출한다면, 장차 국민건강보험은 재정적으로 죽고 말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공약이 이행되면 다른 미용 시술에 대한 보험 적용 요구도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본격 시작된 2018년부터 매년 적자 추세로, 적립금 역시 매년 감소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안다면 쉽게 꺼내지도, 추진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4년 전 ‘문케어’를 시행할 때도 미용, 성형과 관련된 단순 노화성 탈모와 남성형 탈모는 급여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질병에 포함된 원형 탈모는 급여대상에 이미 포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추진하는 탈모약 급여화는 미용·성형까지 급여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 눈앞의 표심에 들뜨지 말고, 대선 후보답게 국가와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며 “그때는 안 되고 지금은 된다면, ‘내로남불’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