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여의도역서 90도 인사…이준석 ‘연습문제’ 풀었나

입력 2022-01-06 09:32 수정 2022-01-06 10:17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대위 쇄신을 발표한 다음 날인 6일 오전 여의도역에서 출근 인사에 나섰다. 그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부터 여의도역 5번 출구에 나와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윤 후보의 모습을 본 시민들 중에는 “힘내라” “파이팅”이라며 응원을 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윤 후보는 “고맙다”는 인사로 반응했다. 그는 일부 시민의 ‘셀카’ 촬영에도 흔쾌히 응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출근길 인사’는 이준석 대표가 전날 윤 후보에게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제안한 ‘연습문제’는 지하철 인사와 젠더·게임특별위원회 구성, 플랫폼노동 체험 세 가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6일 오찬회동 때부터 지하철 출퇴근길 인사를 수차례 요구해왔다고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날 윤 후보의 ‘깜짝 행보’는 윤 후보 의사에 따라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출근 시간에 워낙 바쁘시니까 혹시 폐가 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또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가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좀 신나게 해드리는 일이라면 언제든 마다않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 제안이 영향을 미쳤을까’라는 질문에는 “그건 뭐, 국민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하니까”라며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윤 후보가 연습문제를 받아들인 것 같다’는 취재진 언급에 “무슨 소리 하는 건가. 연락받은 것도 없다”며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던데”라고 답했다. 그는 “관심 없다”라고도 언급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연습문제’를 드렸고,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 관계나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될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며 “3월 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 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