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대위 쇄신을 발표한 다음 날인 6일 오전 여의도역에서 출근 인사에 나섰다. 그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부터 여의도역 5번 출구에 나와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윤 후보의 모습을 본 시민들 중에는 “힘내라” “파이팅”이라며 응원을 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윤 후보는 “고맙다”는 인사로 반응했다. 그는 일부 시민의 ‘셀카’ 촬영에도 흔쾌히 응했다.
‘출근길 인사’는 이준석 대표가 전날 윤 후보에게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제안한 ‘연습문제’는 지하철 인사와 젠더·게임특별위원회 구성, 플랫폼노동 체험 세 가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6일 오찬회동 때부터 지하철 출퇴근길 인사를 수차례 요구해왔다고 한다.
이날 윤 후보의 ‘깜짝 행보’는 윤 후보 의사에 따라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출근 시간에 워낙 바쁘시니까 혹시 폐가 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또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가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좀 신나게 해드리는 일이라면 언제든 마다않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 제안이 영향을 미쳤을까’라는 질문에는 “그건 뭐, 국민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하니까”라며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윤 후보가 연습문제를 받아들인 것 같다’는 취재진 언급에 “무슨 소리 하는 건가. 연락받은 것도 없다”며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던데”라고 답했다. 그는 “관심 없다”라고도 언급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연습문제’를 드렸고,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 관계나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될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며 “3월 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 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