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죽겠다’는 尹에 김종인 측근 “무릎 꿇더라도 이기는 게 정치”

입력 2022-01-06 05:46 수정 2022-01-06 09:53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 발표를 시청한 후 외부로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함께 선대위에서 물러난 김근식 전 정세분석실장(경남대 교수)이 5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무릎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는 발언에 대해 “서서 죽는 게 아니라 무릎 꿇어서라도 이기는 게 정치”라며 고언을 건넸다.

김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는다’는 건 독재시대 저항운동의 구호일 뿐”이라며 “자존심을 버리고 권위를 포기하더라도 이기는 게 우선”이라고 윤 후보에게 쓴소리를 했다. 경남대 교수인 김 전 실장은 김 전 위원장의 측근이다.

국민의힘 정태근(왼쪽)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정무실장과 김근식 선대위 총괄상황본부 정세분석실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사무실에서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는 “서서 죽겠다는 비장한 패배는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에게 무책임한 소리일 뿐”이라며 “서서 죽는 게 아니라 무릎 꿇어서라도 이기는 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윤 후보 결정을 존중한다. 선거에서 모든 건 후보의 권한이고 후보의 결정”이라면서도 “정권교체의 도구로서 국민들에게 불려 나온 윤 후보에게 간곡히 부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기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여야 한다.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그 누구라도 끌어안고 읍소하고 무릎 꿇고라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제이(김대중)는 김종필을 끌어안았고 이회창은 이인제를 거부했는데, 결국 승리는 디제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분 나빠도 자존심 상해도 권위가 훼손돼도 표가 된다면, 이길 수 있다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면, 국민이 원하는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며 “후보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와 명령에 따르는 을 중의 을이어야 한다”고 윤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이기려면 끌어안아야 하고, 끌어안으려면 후보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며 “이겨서 정권교체하는 것보다 더 우선의 가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