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아이 대신 개·고양이 길러…이기주의 한 형태”

입력 2022-01-06 04:54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새해 첫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인 이날 교황은 강론을 통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여성 폭력을 개탄하면서 "이제 이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녀를 갖지 않고 개와 고양이로 아이를 대신하려는 부부들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교황은 5일(현지시간) 바티칸(교황청)에서 열린 일반 알현에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 “어떤 이들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기주의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고 AFP, 바티칸뉴스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가끔 한 마리만 있으면 그 게 다지만 아이들을 대신하기 위해 개와 고양이를 기르기도 한다”며 자녀 대신 반려동물을 택하는 요즘 부부들의 세태를 비판했다.

교황은 결혼한 부부가 더 많은 개나 고양이를 기르기보다 자연적인 출산이나 입양을 통해 자녀를 맞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이를 갖는다는 건 자연적이든 입양에 의한 것이든 늘 위험한 일”이라면서도 “아이를 갖지 않고 부성이나 모성을 부정하는 건 그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이는 우리의 인간성을 앗아간다”며 “부성과 모성의 풍요로움을 잃은 문명은 인간성이 부재한 채 늙어가며 고통 받는다”고 했다. 또 생물학적 이유로 자녀를 가질 수 없는 부부에 대해서는 입양을 고려할 수 있다며 “부모가 되는 일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말했다.

교황은 과거에도 출산율 감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2014년에는 아이 대신 애완동물을 기르는 현상을 비판하면서 반려동물과의 정서적 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복잡한 관계보다 훨씬 쉽다고 비판했다. 지난주에는 이탈리아 출생률이 하락했다는 발표에 대해 ‘인구 통계학적인 겨울’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