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준석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궁지에 몰린 이 대표는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히려 새로 구성된 선거대책본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지난 4일 가진 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를 결의했던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한 재선 의원은 “회의에 참석했던 재선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내부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중진 의원들도 지난 4일 모임을 갖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5일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해체·선대본부 재구성 발표가 이날 이뤄지면서 의총을 6일로 연기했다.
국민의힘 의총이 열릴 경우 이 대표 퇴진 요구가 분출될 가능성이 있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초선 의총을 갖고 “대선 승리에 방해 되는 그 어떤 언행도 당내에 결코 없어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최근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재선모임, 초선모임 등에 참석 의사를 밝힌 분들과, 참석하지 않은 분들 간 의견 차가 있는데, 전체 의견을 과장해 얘기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오히려 해당 행위에 가까울 것”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내놓은 선대본부 구성안에 대해 “개편 방향성은 큰 틀에서 봤을 때 제가 주장했던 것과 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상당한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신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과 소통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긴밀하게 소통했다”면서 “평소 권 의원과 친분관계에 있고 2012년 선거 때 같이 일한 기억이 있어서 상당한 신뢰가 있다”며 호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 대표는 “명시적으로 권 의원에게 ‘연습문제’를 드렸고,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 관계나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될지 알 것”이라며 “그 시한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권 의원을 통해 윤 후보 측과 소통하고 있고, 논의 방향에 따라 향후 윤 후보와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발표에 대해 “후보 또는 후보 측과 사전에 상의한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역할은 큰 틀 안에서 선거 기획이나 지휘할 공간이 얼마나 열려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조직도에 이름이 박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동성 손재호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