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00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한 플랫폼 업체가 해외에 상장하려면 당국의 보안 심사를 받도록 한 ‘네트워크 안전 심사 지침’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중국 기술 대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이 극도로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등 13개 부처는 전날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자의 데이터 처리 활동을 사이버 보안 검토에 포함시키는 지침 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100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한 온라인 플랫폼은 해외 증시에 상장하려면 먼저 당국의 보안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데이터 처리 활동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안전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지침은 다음 달 15일부터 시행된다.
중국이 이렇듯 자국 기술 기업의 해외 상장을 제한하게 된 배경에는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이 있다. 중국 최대 차량 호출 업체 디디추싱은 지난해 6월 당국의 암묵적 경고에도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을 강행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안보 심사로 압박하고 각종 규제 조치를 내놓자 결국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계기 삼아 사이버 보안 심사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중국 경제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는 지난달 ‘외국자본 투자 진입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진입 제한 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해외 상장을 규제하는 규정을 포함시켰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