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에 출연해 제79회 골든글로브 TV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배우 이정재가 시상식에 불참한다.
이정재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이정재가 후보에 오른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나,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5일 전했다. 이로써 오는 9일 예정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이정재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지명된 이정재가 시상식 불참을 선언한 데는 ‘오징어게임’ 제작사 넷플릭스를 비롯한 할리우드의 골든글로브 보이콧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44년 시작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지만, 백인에게 상을 몰아준다는 등의 비판을 지속해서 받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2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의 부정행위가 드러나며 보이콧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투표권을 가진 HFPA 회원들이 부정 스캔들을 저지르며 비윤리적 행동을 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87명의 HFPA의 회원 중 흑인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과 HFPA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브리저튼’에 출연한 흑인 배우들의 작품 기자회견을 거부했음이 드러나며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문제를 느낀 아마존 스튜디오, 워너미디어 등이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고 넷플릭스 역시 골든글로브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으며 보이콧에 동참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하던 NBC 방송국도 2022년까지 시상식 방송을 송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봉 감독의 영예를 이어받으며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골든글로브는 ‘미나리’가 미국 제작사에서 만든 영화이고 감독 역시 한국계 미국인임에도 불구, 이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