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걸’ 인형 올해의 소녀는 ‘중국계 미국인’

입력 2022-01-06 02:10
미국 유명 인형업체 '아메리칸 걸'에 등장한 중국계 미국인 소녀 코리 탠. 아메리칸 걸 공식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인기 인형업체인 ‘아메리칸 걸’이 매년 출시하는 한정판 ‘올해의 소녀’ 인형 모델로 중국계 미국인을 선정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시아계 인종차별이 증가하는 현실에 맞서자는 취지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아메리칸 걸은 제노포비아(이방인 혐오현상)에 맞서 용기를 갖고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 걸은 사실적인 외모를 지닌 대형 사이즈의 인형으로 인기가 높다. 2001년부터 ‘올해의 소녀’라는 한정판 모델을 출시해왔다.

2022년 ‘올해의 소녀’로 결정된 건 코리 탠이라는 이름의 중국계 미국인 소녀다.

코리 탠은 콜로라도주 애스펜에 거주하는 스키광 소녀로 설정됐다. 코리 탠은 인종차별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데, 아시아인을 향한 차별적인 발언에 당당히 맞서는 캐릭터라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아메리칸 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업체 측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확산한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이 불행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리의 이야기를 통해 인종차별을 견뎌낸 어린이들의 경험을 증명해주는 동시에 어린이들에게 반(反)인종차별에 대한 연대 의식을 불어넣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NYT는 실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팬데믹 기간 동안 증가했으며, 주로 전염병을 중국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 자행됐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 걸은 1986년에 설립돼 미국 인기 인형업체로 성장했다. 이 브랜드가 소수인종을 ‘올해의 소녀’ 모델로 삼아 한정판 인형으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는 흑인 소녀를 모델로 선정했으며, 이듬해에는 칠레 출신 소녀를 모델로 삼기도 했다.

업체는 지난주부터 이 인형의 판매를 시작했으며, 최소 2년간 지속할 계획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