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합류 33일 만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갈라서게 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5일 “새로운 선대위 체제로 간다고 하니 제3자가 뭐라고 해줄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의 기자회견 뒤 자신의 사무실을 나서면서 “별로 조언해 줄 것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에게 오전에 전화를 드렸고 감사 인사와 앞으로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에 “인사치레 전화였다.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에 대해 “매머드 선대위의 개편은 내가 처음부터 얘기한 것 아니냐”며 “선대위를 항공모함으로 만들어놔 기동력이 없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개편하자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정치를 처음 해보니 무조건 사람만 많이 모이면 좋은 줄 알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잘 안 움직여지니 이런 현상이 초래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후보의 현장 메시지가 지지도 상승에 전혀 효과를 주지 못했다”며 “그래서 선대위를 개편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별의 순간이 그렇게 쉽게 가는 게 아니다”며 “후보가 사람들을 어떻게 선택해서 쓰는지 안목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어지니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도움을 주려고 온 사람이지 무슨 득을 보려고 온 사람이 아니다”며 “얘기를 하면 좀 듣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 등과 관련해서는 “정치인은 막연한 소리만 해서는 안 되고 구체적으로 일반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우리나라 현실의 당면 문제가 무엇인지 다 알고 있다”며 “그런 것에 대응을 못하고 딴소리만 해 봐야 국민이 거기에서 감응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윤 후보 측근 세력을 겨냥해 “쿠데타니 상왕이니 그런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내가 도와줄 용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네들이 능력이 있으니 잘하리라고 생각하고 그냥 방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