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북부선 강릉~제진, 55년 단절구간 복원 착수

입력 2022-01-05 11:45
사업 노선도

한국전쟁으로 운행이 중단된 강릉~제진 간 동해북부선이 55년 만에 다시 연결된다.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 착공식’이 5일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사천리 제진역 부지에서 열렸다.

동해북부선은 지난 2020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선정돼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아 조기에 첫 삽을 뜨게 됐다. 사업비 2조7000억원을 투입해 강릉에서 양양, 속초를 거쳐 고성(제진역)까지 112km를 연결한다. 2027년 개통이 목표다. 9개 공구로 나뉘어 발주됐으며, 전 구간 실시설계가 착수됐다. 노선에는 6개의 정거장이 들어선다. 강릉역과 제진역은 기존 역을 개량하고, 주문진과 양양, 속초, 간성 4개 역이 신설된다.

이 노선에는 우리나라가 세계 4번째로 자체 개발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KTX-이음’이 주중 12회, 주말 15회 운행한다. 강릉역에서 제진역까지 1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동해북부선은 한반도 북측의 안변군과 남측의 양양군을 잇는 192km 길이의 종단철도로 1937년 개통됐다. 한국전쟁으로 운행이 중단되고 1967년 노선 폐지 후 현재까지 단절된 상태로 남아있다.
동해북부선 철도 노선 현황

동해선 연결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로 추진된 남북 철도연결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에서도 남북 철도 연결과 현대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며, 같은 해 12월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한 바 있다.

동해북부선이 개통되면 서울에서 제진까지 3시간, 부산에서 제진까지 3시간3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개통 예정인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현재 운행 중인 원주~강릉선과 연결되면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고, 산업단지 활성화, 관광산업 촉진 등 다양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동해북부선이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부산역과 두만강, 유라시아를 잇는 대륙철도망이 이어져 동북아경제공동체를 중심으로 교통과 물류, 에너지 협력의 기반이 완성될 전망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릉~제진 철도건설이 55년간 단절된 동해북부선을 새로이 연결함으로써 짧게는 동해안을 철도로 연결하여 영동지역의 관광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래에는 남북철도와 유라시아 대륙철도망을 연결해 여객과 물류 수송을 통한 남북간 상생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