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5일 “오늘부로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한다”고 선언했다. 기존의 난맥상을 정리하고, 후보가 전권을 가진 선거본부를 꾸려 대선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존의 6본부장 체제를 해체하고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선대본부장은 4선 권영세 의원이 맡는다.
윤 후보는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아닌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며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가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선대본부를 중심으로 슬림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꾼 것”이라며 “의사결정 기구로서 있었던 위원회는 자동으로 해산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권 의원이 이끄는 선대본부가 후보 메시지 및 일정, 전략, 홍보 등 선대위 핵심 기능을 수행하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정책과 직능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는 “정책 본부는 규모가 방대하고 비전이라든가 공약을 발표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검찰 출신의 4선 중진으로,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한 당내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박근혜정부에선 주중 특명전권대사를 지냈다.
윤 후보는 “지금 많은 국민이 과연 정권교체가 가능한 것인지 걱정하고 계신다. 우리 선대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국민께 안심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 우려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며 “특히 2030세대에게 실망을 주었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새 영입 인물에 대해선 “이르면 내일 중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총괄선대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종로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뜻이 안 맞으면 서로 헤어지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상왕이니 쿠데타니,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 이상 나와 뜻을 같이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권성동·윤한홍 의원은 각각 당 사무총장 및 전략기획부총장·선대위 당무지원본부장직에서 물러났다. 장제원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거론된 3인방이 모두 일선에서 물러난 셈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