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을 받은 사람의 절반이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일반인 보다 골다공증 위험이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환자는 위절제 수술을 받은 뒤 칼슘 흡수 기능이 떨어져 골다공증을 앓기 쉬운만큼, 일반인 보다 10~15년 일찍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 골밀도 검사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여성 65세, 남성 70세 이상으로 돼 있어 위암 수술 환자의 경우 여성은 10년, 남성은 15년 정도 이른 시점부터로 급여가 확대 적용될 필요성이 제기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박기범 교수 연구팀은 2009년 1월~2018년 12월 원발성 위암으로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 522명과 건강검진센터에서 골다공증 검사를 받은 일반인 2088명의 임상정보를 활용해 골다공증 위험 인자를 찾아내고 위암 수술 후 골다공증 위험도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 골다공증 진단율은 위암 수술 환자 50.2%(522명 중 262명), 일반인 19.3%(2088명 중 403명)로 위암 수술 환자의 진단율이 약 2.6배 높았다.
위암 수술 환자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골다공증 빈도가 증가해 수술 후 10년경과 시점에는 90% 이상에서 진단됐다. 골다공증 발생은 위 부분절제술 보다 전절제술을 받은 경우, 고령자, 여성,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낮은 경우 의미있게 높았다.
연구팀은 또 위암 수술받은 환자 191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골다공증 고위험군 예측모델을 검증한 결과 통계적으로 우수한 예측 성능을 보였다.
예측모델에 따르면 위절제술을 받은 경우 50대부터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골밀도 검사의 건보급여 기준은 여성 65세, 남성 70세 이상으로 돼 있다.
연구팀은 “골다공증이 골절이나 만성 통증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망률을 높이는 질환인 만큼,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여성은 평균 10년, 남성은 평균 15년 일찍 골밀도 검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암 수술 당시 나이, 비만 정도, 체내 전해질 상태에 따라 좀 더 일찍부터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
송교영 교수는 5일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예측모델을 통해 환자 개개인의 수술 종류와 전신 상태에 따라 골밀도 검사 시기를 조절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골다공증 및 합병증 발생 위험도를 낮춰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은 2019년 기준 발생자 수는 약 3만명이다. 전체 암 발생의 11.6%로 상위 순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위암 수술을 받는다. 그간 위암 수술 후 골밀도 검사를 언제, 어느 연령대에서 시행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는 실정이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BJS(British Journal of Surgery)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