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온라인소통단장인 김남국 의원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탈모 갤러리’를 찾아 “저도 M자 탈모가 있다. 탈모 정책 필요성에 공감한다. 찬반 의견을 모두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 정책본부는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공약을 검토 중이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선거대책위원회가 제안한 공약들을 보고받은 뒤 “소확행으로 연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4일 탈모 갤러리에 글을 올리고 “대학생 때부터 M자 탈모가 심하게 진행돼 프로페시아를 먹었던 경험이 있다”며 “복약을 포기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비싼 약값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약값이 부담이라 지금은 안 먹고 버티고 있다. 느낌상 탈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운명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따르면 노화와 유전으로 인한 탈모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신체 필수 기능 개선 목적이 아닌 탓에 비급여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탈모 인구는 1000만명이 넘었고 탈모로 인한 우울증, 대인기피증, 여성 산후 탈모 후유증 등 다양하고 심각한 부작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탈모 정책 필요성에 공감한다. 좋은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 의견들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또 “탈모는 미용 문제이고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질환에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점, 예산상의 문제 등 반대 논거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찬반 의견을 잘 경청하고 전달해 정책 본부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글에는 “탈모가 낳는 질병과 사회적 비용은 결코 질병 못지않다” “탈모약도 다수의 행복 추구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 비급여가 능사가 아니다” “감기나 간단한 피부병도 건보가 되는데 탈모가 심각한 병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있는가” 등의 찬성 댓글이 달렸다.
또 건보 적용이 당장 어렵다면 비처방약으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등의 제안도 있었다.
다만 탈모약에 대해 건보를 적용할 경우 다른 미용 분야에도 건보 적용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건보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는 반박 등이 나온다. 무조건 급여로 해준다는 것은 포퓰리즘일 뿐이며 예상되는 건보 지출 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10월 해군사관학교의 2021년도 모집요강 신체검진 항목에 ‘탈모증’이 불합격 기준으로 포함돼 있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탈모인으로서 충격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탈모갤' 헌정 영상도 제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는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검토 중이다. 이 후보 측은 ‘탈모갤’ 헌정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2030 남성 청년층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이 후보가 등장해 “이재명은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겁니다. 앞으로 제대로 심는다 이재명. 나의 머리를 위해”라고 말한다. 탈모인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탈모를 연상케 하는 ‘뽑는다’는 말이 금지어로 설정돼 있는데 이를 반영한 영상을 제작한 것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