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당대표직 자진 사퇴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 패싱은 괜찮고 후보 패싱은 기분 나쁜 것이냐”라며 “선대위가 지난 3주간 지지율 올리는 방법을 하나라도 고안해 낸 게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외부에서 당 내부 일을 중계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대표가 나가서 말하는데 본인들이 뭔데 제약을 거느냐”며 “내부에서 말을 들어 먹든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이제 익명 인터뷰는 그만 좀 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 측은 전날 김 위원장이 윤 후보를 ‘패싱’한 채 선대위 전면 개편을 예고했고 ‘연기해 달라’는 발언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혔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입당하는 당원이 당대표 패싱하는 건 괜찮고 지금 와서는 후보가 패싱됐다고 기분 나빠하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가 지난해 7월 이 대표 등 부재 시 입당해 ‘패싱 논란’이 일었던 것을 재자 지적한 것이다.
“조수진 항명 때는 누가 입 벙긋이라도 했냐”
이 대표는 또 “예전에 조수진 의원이 당대표 말을 듣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했을 때 (윤 후보는)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그랬지 않느냐”라며 “한 가지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조 의원은 얼마나 큰 사고를 친 것이냐”라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이 당대표 지시를 받지 않을 때 그때는 누가 입 벙긋이라도 했느냐”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 저의 역할이 없는 것 같아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라며 “제가 있을 때는 패싱을 하고 이제는 돌아오지 않으면 퇴진 운동을 하겠다고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선대위에서 지지율 올리는 고민을 하기보다는 누구 탓을 할까. 당내 권력투쟁을 만들어볼까 이런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지난 3주간 지지율 올리는 방법을 하나라도 고안해 낸 게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 의원과의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사과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문자 하나를 보내서 덮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저녁때쯤 다시 특정 유튜버의 영상을 언론인들에게 뿌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어떻게든 선거 이겨보려고 앞에서 움직이는데 뒤에서 공보단장이 총질을 하면 제가 뭘 하겠느냐”며 “그래서 시정을 요구했는데 윤 후보는 그게 민주주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안에서 있었던 일을 다 얘기하면 아마 책이 한 권 나올 것”이라며 “당대표가 나가서 말을 하는데 본인들이 뭔데 제약을 거느냐. 내부에 있으면서 그럼 말을 들어 먹든지”라고 했다. 이어 “선대위 개편 정도 말은 제가 당연히 외부에서 할 수 있다. 제가 무슨 그분들 지령을 받아서 해야 되느냐”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직 사퇴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자진사퇴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했다. 현역 의원 전원의 당직 사퇴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판단하는 분이 있다면 존중하고 제가 결원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