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대표를 거듭 비판하고 있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향해 “이제 그만 나섰으면”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 의원은 4일 자신이 만든 온라인 정치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게시판에서 ‘김형오 전 의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역사적 총선 대패의 주역이자 의원님과도 나름의 악연이 있는데 할 말이 많으실 것 같다’는 한 지지자의 질문에 “그만 나섰으면”이라고 답했다.
그는 ‘김형오 전 의장 발언에 공감하느냐’는 다른 지지자의 글에는 “총선을 망친 김형오가 할 말이 아니다”며 김 전 의장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앞서 김 전 의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당대표의 일탈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 이준석은 자기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참지 못한다”며 이 대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대표로서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 그동안 한 일이 무엇인가”라며 “후보를 무력화시켰으며, 공당(公黨)이 몇 사람의 사당(私黨)처럼 돼버려 당도 활기를 잃었다. 권한을 가장 크게 가진 사람이 불만을 쏟아낸다. 선대위 활동에는 발을 빼면서 대표직은 유지·행사하겠다고 한다. 낯이 참 두껍다”고 성토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일에는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 봉지’란 제목으로 “고비를 넘기려면 선거 주역인 세 사람에게 살신성인의 자세가 요구된다”며 “윤석열, 이준석, 김종인을 대상으로 공개 조언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나만의 매력을 부각해야 하는데 더 나은 점을 내세우려다 보니 엇박자가 나고 있다.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다”며 “후보의 간절함이 눈빛과 숨결, 몸짓과 목소리에서 배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김 전 의장은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직을 맡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180석을 내주며 참패했다. 홍 의원과의 악연은 오래됐다. 김 전 의장은 2008년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부터 예산안(2008년), 미디어법(2009년) 처리를 두고 홍 의원과 갈등을 겪었다.
홍 의원은 김 전 의장이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2020년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자력 당선된 후 지난해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