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구속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선거대책위 비서실 부실장, 김용 총괄부본부장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 부실장, 김 부본부장과의 통화기록을 파악했다.
유 전 본부장은 해당 휴대전화를 지난해 9월 29일 검찰 압수수색 직전에 창밖으로 던져 버렸는데 경찰이 이를 확보해 포렌식했고, 그 자료를 검찰이 공유받아 분석했다. 휴대전화에는 이들이 압수수색 며칠 전부터 여러 차례 통화를 나눈 기록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측근으로 꼽은 인물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유 전 본부장은 본인의 측근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냐”고 말한 바 있다.
김 부본부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9월 화천대유 게이트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유 전 본부장의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사실 확인을 위해 당사자와 통화한 일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며 “수사기록 유출이 사실일 경우 검찰의 선거개입 시도가 명백하므로 선대위 차원의 감찰 요구를 검토하겠다”고 반발했다.
정 부실장과 유 전 본부장의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사실은 지난해 11월 초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정 부실장은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부실장을 이르면 이번 주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실장은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숨진 유한기 전 공사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을 상대로 사퇴를 종용하며 정 부실장과 이재명 후보 뜻이라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