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종인과 ‘결별’ 결심 굳힌 듯…기존 선대위는 해체 검토

입력 2022-01-04 22:02 수정 2022-01-04 22:0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기존 선대위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런 방식을 통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도 결별 수순을 밟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선대위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의 결정이 선대위 쇄신 격랑 속에 빠져든 국민의힘을 수습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4일 밤까지도 타협점을 찾기 위해 윤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 사이에선 긴박한 움직임이 벌어졌다.

이번 논란은 김종인 위원장이 윤 후보의 동의 없이 지난 3일 선대위 쇄신 방안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윤 후보 측은 김 위원장의 ‘단독 플레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윤 후보는 4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장고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 3일에 이어 이틀째 공식일정을 취소했다. 윤 후보의 침묵이 길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여러 사람으로부터 이 상황에 대해 조언을 듣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후보는 현재 상황에 대해 본인 책임이 크다는 데 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내놓은 선대위 쇄신 방안에 대해 윤 후보의 결단을 기다리는 스탠스를 취했다.

김 위원장은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윤 후보가 오늘(4일) 중으로 선대위 개편안을 결정할 것”이라며 “총괄상황본부 일원화 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답변이 늦어지자 김 위원장은 당사를 방문해 “후보가 아직은 최종 결심을 하지 않은 모양”이라며 “오늘내일 중으로 결말이 날 것”이라며 시한을 하루 늘렸다.

김 위원장은 이어 “윤 후보가 가장 답답할 것”이라며 “후보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후보가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한다고 했으니 기다려 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고 끝에 윤 후보는 김 위원장과 결별하는 방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의 잠행에 당 내부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됐다. 중진 의원들과 재선 의원들은 각각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나섰다. 초선 의원들은 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연다.

중진 회의를 마친 뒤 정진석 의원은 “선대위 쇄신과 관련해서는 후보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이 대표가 최근 보여준 행보는 매우 비상식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4선인 권 사무총장도 “당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 행위를 했다”며 이 대표를 몰아세웠다.

재선 의원들은 회의를 마치고 입장을 내놓았다. 김정재 의원은 “5일 의총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며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해당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결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가현 강보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