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력 5위·소득 5만달러 시대 열겠다…‘MB 747’과 비교 말라”

입력 2022-01-04 18:2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경기도 광명 기아 오토랜드(옛 기아차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정부’의 국정 청사진을 제시했다. 종합국력 세계 5위(G5) 진입과 국민소득 5만 달러, 경제성장률 우상향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한 국가 주도의 대대적 투자도 함께 예고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광명 기아 오토랜드(옛 기아차 소하리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G5(주요 5개국) 진입과 국민소득 5만 달러를 향해 나아가는 ‘국민 대도약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떨어지고 있는 추세인데, 우상향 회복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국력 5위, 소득 5만 달러’ 비전이 발표되자 회견장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연평균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국력 세계 7위) 공약이 연상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이 후보는 “747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소리였다. 거기에 비교는 안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무리한 연간 성장률을 못 박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경제성장을 이끌 방안으로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국가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체 투자액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기획하지 않았다”며 답하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경기도 광명 기아 오토랜드(옛 기아차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중 갈등 상황과 관련해선 양자택일이 아닌 실용주의적 접근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어떤 분은 미·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하던데, 가장 위험한 생각이고 굴종적 자세”라며 “언제나 제3의 선택지를 연구하고 우리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쿼드(미국 주도의 4국 안보 협의체) 가입 여부에 대해선 “공식적으로는 쿼드 가입을 요구받은 바 없고, 논의한 바도 없어서 미리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철회 가능성이 거론됐던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 시리즈’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기본소득의 경우 청년, 농민 등 특정 대상에서 시작해 보편적 지급으로 확대해 간다는 구상이다. 기본주택과 기본금융도 조만간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부동산 문제에 관해 이 후보는 “이제는 주택가격 하락의 위험을 대비해야 할 상태”라며 “오히려 집값이 경착륙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집값 급락의 대책으로는 “정부가 집을 사들여 공공주택의 확보 기회로 삼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설 전에 대규모 택지 공급 방식의 구체적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며 추가 부동산 정책을 예고했다.

인재 등용과 관련해선 “국민통합과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유능한 인재, 좋은 정책이라면 진영과 이념을 가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강조하고 있는 통합정부, 실용정부 구상을 다시 부각시킨 것이다.

광명=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