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새해 두 번째 거래일에 3000선 아래로 후퇴했다. 배당락을 목적으로 지난달 주식을 사들였던 기관들이 차익실현을 한 뒤 매도을 쏟아내며 상승세가 제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4일 0.47포인트(0.02%) 오른 2989.24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448억원, 98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7455억원을 순매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관은 연말에 배당을 받기 위해 매수했던 자금을 차익실현한 뒤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외국인과 기관 사이 현선물을 연계한 차익성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대규모 매도세가 계속됐다”고 분석했다.
1. 시멘트주
시멘트 가격이 다음 달부터 인상된다는 소식에 시멘트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시멘트 대장주로 평가되는 쌍용C&E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73% 상승했다. 쌍용C&E는 내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8% 인상한다고 밝혔다. 7년 만인 지난해 7월 시멘트 가격을 5.1% 올린 데 이어 7개월 만에 다시 18%에 달하는 파격 인상을 단행했다. 한라시멘트도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순차적으로 가격을 18%가량 올릴 방침이다.
삼표시멘트도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5.47% 오른 5450원을 기록했다. 고려시멘트도 7.44%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아세아시멘트(14.34%), 한일현대시멘트(8.85%), 성신양회(8.13%), 한일시멘트(5.48%)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업계 1위인 쌍용C&E를 필두로 한 일부 시멘트사만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고시한 결과다. 다른 시멘트사들의 주가가 동조화된 흐름을 보인 이유는 업계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시멘트업계는 선두권 회사가 고객사인 레미콘사들에 가격 인상을 통지하면, 다른 시멘트사들이 개별 상황을 판단하는 구조로 가격을 결정해 왔다. 고시가격 인상 통지를 한 시멘트사들이 많아지면 전국 레미콘사 940곳의 연합체인 한국레미콘공업협회와 건설사가 협상 주체로 동참해 최종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한다.
다만 이번 가격 상승 이슈가 이벤트성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며 추종매수에 주의도 요구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협상 결과에 따라 인상폭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추정 실적에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인다. 추후 협상 과정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 덴티움 [145720]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이 경쟁사들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국내 임플란트 시장점유율 2위 기업 덴티움은 이날 7.22%(5200원) 오른 7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점유율 3위 기업 덴티스도 11.67% 상승했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실을 공시하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음을 알리고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횡령액 1890억원은 이 회사 자기자본 대비 91.8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상장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횡령액을 빨리 회수하지 못해 사업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상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증권가 안팎에선 상폐까지 아니더라도 횡령 사실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에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금관리 담당 직원이 잔고증명서 등을 위조하면서 벌인 지능적 범행이라고 할지라도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의 회사가 1880억원 규모의 횡령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면 내부통제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3. 에디슨EV [136510]
쌍용자동차 인수·합병(M&A)이 난항에 빠진 에디슨EV가 전날보다 18.56%(4250원) 떨어진 1만8650원에 마감했다. 쌍용차 인수를 위해 구성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서 사모펀드 키스톤PE가 빠졌다는 소식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불확실 성성이 커지며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주주 ‘먹튀’ 논란도 주가를 내리는 요인이다. 관계사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발표하고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투자조합이 주식을 대부분 처분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일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엠에이치, 에스엘에이치, 노마드아이비, 아임홀딩스, 스타라이트 투자조합 5곳은 지난해 5∼7월 기존 최대주주가 들고 있던 에디슨EV 주식을 사들인 뒤 몇 달 후 처분했다. 투자조합 5곳 지분율은 5월 말 기준 34.8%에서 8월 초 11.0%로 낮아졌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EV는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고점인 11월 12일(8만2400원)까지 970% 이상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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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