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에도 마르지 않는 연탄 봉사자들의 구슬땀

입력 2022-01-04 14:06 수정 2022-01-04 14:46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의 사랑 나눔 사역은 많은 봉사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연탄 구입을 위해 기금을 보내는 이들을 비롯해 무거운 연탄을 집집마다 날랐던 봉사자들 모두가 연탄은행 사역의 숨은 공로자다.

'반소매의 연탄 전도사' 박진우 전도사가 지난달 10장이 넘는 연탄을 든 채 산동네를 오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탄은행 제공

박진우(39) 전도사는 2014년부터 연탄은행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봉사자들 사이에 ‘반소매의 연탄 전도사’로 알려진 박 전도사는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늘 반소매 차림으로 봉사 하는 거로 유명하다. 오랫동안 박 전도사를 봐 온 주민들도 늘 연탄은행 직원들에게 “오늘은 반소매 입은 전도사 안 왔어요”라고 묻는다고 한다.

힘도 장사라고 한다. 70㎏ 가까이하는 연탄 19장을 한 번에 들고 배달하러 다닌다. 박 전도사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연탄을 받은 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매년 봉사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며 “봉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주셨던 사랑의 참 의미를 깨닫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연탄은행의 목표가 250만장을 모아 전달하는 건데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이 있어 목표 달성을 못 할까 걱정이 크다”며 “추위에 떠는 이들을 생각하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늘 기도하고 있다.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정남 봉사자가 지난해 11월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연탄 봉사자들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탄은행 제공


2016년부터 연탄은행 봉사를 하는 이정남(40) 봉사자는 연탄은행의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의 별명은 ‘행복 전사’라고 한다.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동안 2만 번 셔터를 눌러 연탄은행의 매 순간을 담았다.

이씨는 “매달 세 차례 사진 봉사를 하는데 누군가의 가장 젊고 아름다운 순간을 촬영한다는 보람이 크다”며 “종종 친구들과 연탄 배달 봉사도 하고 십시일반 연탄 후원금도 전달하고 있는데 너무 보람이 커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계속 봉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따뜻한 마음을 나누면 커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씨는 “카메라 뷰 파인더로 매 순간 봉사자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의 온정을 느낀다”면서 “추운 겨울이지만 그분들의 사랑이 모여 각박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 같다”며 봉사의 보람을 소개했다.

연탄은행은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3일을 책임집시다’를 주제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1명의 후원자가 각 가정에서 3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연탄 20장을 책임지고 후원하자는 의미로, 사랑의 연탄 250만장을 나누는 게 목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