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먹는 약 임상시험 중인 ‘담팔수 잎’ 추출물, 독감 치료·예방 효과도 기대

입력 2022-01-04 13:36 수정 2022-01-04 13:37
제주도와 남해안 등에서 자생하는 상록수종인 담팔수 잎 추출 물질이 시험관 및 동물실험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치료 및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는 연구논문이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앞서 같은 담팔수 잎 추출물이 코로나19 초기 감염 환자들의 중증 진행을 막아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추는 걸로 확인돼 먹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2·3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바이오기업 제넨셀은 경희대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 중앙대 생명과학과, 성균관대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한국파마, 스위스 RDP파마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담팔수 잎에서 추출한 신약 후보 물질 원료(ES16001)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 및 예방 효과를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담팔수의 주요 성분인 ‘제라닌(Geraniin)’ ‘펜타 갈로일 글루코스(PGG)’ 등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과 복제를 저해하고 숙주 세포로의 침입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시험관 활성 분석, 인공지능(AI) 활용 분자 도킹 예측, 전임상시험(동물실험)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담팔수 추출물의 주요 성분인 제라닌과 PGG가 인플루엔자 감염에 의한 세포 병변 효과(Cytopathic effect)를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바이러스 RNA(리보핵산) 발현과 감염성 입자 생성을 저해하고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결합 및 중합효소 활성을 억제하며 복제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음을 관찰했다.

특히 인플루엔자 감염이 유도된 실험용 쥐에게 담팔수 추출물을 투여하고 관찰한 결과, 폐 내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되고 염증이 완화되며 3일차부터 체중도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팔수 추출물을 투여한 쥐는 14일 이내에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왔으나 투여하지 않은 쥐는 평균 8일만에 죽었다.

기존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성분명 오셀타미비르)’를 투여한 쥐와의 비교 실험에서도 대등한 수준의 효과가 확인됐고 체중 회복 등 일부 지표에서는 ‘담팔수 잎 추출물’이 우위를 보였다.

제넨셀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담팔수 추출물이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회복을 돕고 사망률을 낮추는 등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주요 성분과 바이러스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예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파이토메디신(Phyto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ES16001’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경희대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등 3개 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제넨셀은 향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시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