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속에서도 ‘전세의 월세化’ 착착

입력 2022-01-04 13:19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3월 대선을 앞둔 관망세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전국 주택 거래량이 1년 전보다 42.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거래 절벽’ 상황 속에서도 전국의 월세 거래는 18.7% 늘었다. 보유세 부담 강화와 저금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가 총 6만7159건으로 1년 전보다 42.5%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계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8월까지만 해도 8만9057건 수준이었던 매매 거래량은 9월 8만1631건, 10월 7만5290건에 이어 11월 들어 7만 건 아래로 떨어졌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거래가 4만1141건으로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년 전보다는 54.1% 줄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한 것은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세금과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까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빌라 등 아파트 외 주택 거래는 2만6018건으로 4.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적으로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이 와중에도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11월 전국의 월세 거래는 8만6602건으로 1년 전보다 18.7% 증가했다. 지난 5년간 11월 평균에 비하면 무려 40.6%나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8.7%), 수도권(13.9%)보다는 지방(29.6%)의 월세 증가 폭이 컸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의 11월까지 누적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9.9%로 1년 전(31.4%)보다 무려 8.5% 포인트 뛰었다.

거래 절벽 속에서도 1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1만4094가구로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이 묶여있을 뿐 주택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11월 미분양 주택은 전월(10월)보다는 0.1% 증가했지만 1년 전보다는 40.3% 감소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