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인 김용남 전 의원이 이준석 당대표를 겨냥해 “민주당 지지층에서 적극 응원하고 계신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는 일부 극소수 분이 응원하고 있다”며 비꼬았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이어 선대위가 전면 쇄신 상황에 접어드는 대혼돈의 상황을 빚은 원인으로 이 대표를 짚으며 즉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특보는 3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수십년째 정치판을 들여다보면서 당대표가 자기 당 후보를 디스하고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지속해서 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잘되라는 제언이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지만 그러려면 조용히 후보에게 하고 내부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며 “처음 겪는 황당한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내부적으로 혼선이 있고 시스템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이 일괄 사의를 표했는데, 당대표가 우선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특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추락한 상황과 관련해선 “단기적으로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 추세인 건 틀림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분들이 한국 정치에서의 두 달은 외국에서 2년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한국은 어떠한 변동이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고 큰 폭으로 왔다 갔다 한다. 선대위가 사실상 해체된 상황인데 남은 두 달 동안 반전을 노려야 하고,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사퇴했어야 하느냐’고 묻는 진행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 특보는 “그게 안 되다 보니까 여러 사람이 사퇴 릴레이를 하고 있다. 결국에는 후보 중심으로 정리가 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잇따라 출연한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김 특보의 작심 비판은 계속됐다.
김 특보는 “이 정도 상황이 됐으면, 이 정도 오기까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당대표”라며 “지금 원내 지도부도 일괄 사퇴했다. 선거 과정에서 한 걸음 좀 떨어져 있었는데도 일괄 사퇴를 했는데, 문제의 단초를 제공한 이 대표는 아무 얘기도 없이 그냥 모른 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행자가 ‘나가야 할 사람이 지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렇게 보시느냐’고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나 이 대표의 화법, 말을 할 때마다 후보를 깎아내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후보는 연기나 잘하라’가 그렇다”며 “이 대표도 그렇고 어떻게 발언할 때마다 후보를 깎아내리는 식의 발언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이거 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 특보는 최근 이 대표와 공개 충돌하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YTN 라디오 방송에서 ‘윤핵관’(윤석열 후보의 핵심 관계자)에 대한 질문에 “언제든지 가까운 사람도 있고, 거리가 있는 사람도 있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이 대표가 당대표가 된 이후에 당에 없던 자리를 신설해서 이 대표와 가까운 사람을 앉혀서 없던 월급을 한 달에 몇백만원씩 지급하는 자리들이 있다. 그건 누가 봐도 ‘이핵관’”이라고 말했다.
이에 분노한 이 대표는 “이상한 방법으로 당대표를 공격하기 시작한다”며 공개적으로 질책했고, 김 특보를 당 윤리위에 제소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