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코로나 양성률 13%…뉴욕주지사 “상황 좋지 않다”

입력 2022-01-04 06:32 수정 2022-01-04 10:03

“대면 회의나 청문회를 줄이고 원격으로 일하라.”

미 의회 주치의 브라이언 모나한 박사가 3일(현지시간) 연방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이다.

그는 “최근 1주일 국회의사당 내 코로나19 양성률이 1% 미만에서 13%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이 워싱턴DC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종에 대비하려면 마스크를 KN95, N95 등급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모나한 박사 언급대로 워싱턴DC는 미국의 코로나19 핫스폿 중 하나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확진자가 298명으로 2주 전보다 485%나 치솟았다. 미국 전체에서 2위다. 인근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도 각각 174명, 116명으로 같은 기간 687% 258%씩 급증했다.

뉴욕주는 이보다 심각하다. 10만명당 신규 확진자가 318명으로 2주 전보다 283%나 증가했다.

의료 시스템 압박도 지속 가중하고 있다.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이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겨울 정점에 도달했고, 하루 사망자수도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00명을 넘었다”며 “솔직히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기준 뉴욕주 입원환자는 9000명이고 이중 절반이 뉴욕시 환자다.

뉴욕타임스(NYT)는 “입원 환자의 증가는 의료 시스템을 약화할 위협이 되고 있다. 20개 이상의 병원이 선택 수술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해 수술 중단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코로나19는 최근 북동부 도심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 중이다. NYT 자체 집계에 따르면 최근 1주일 기준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주 전보다 200% 이상 증가한 지역이 22개 주에 달한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같은 기간 765%나 폭증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사람은 10만3329명으로 급증했다. 입원 환자가 10만 명을 넘긴 건 지난해 9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아직 이전 고점(지난겨울 13만7500명 수준)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의료 인력 부족이 이어지면서 의료 시스템 마비 우려가 제기되는 지역도 늘고 있다.

오리건 보건과학대 에스더 추 응급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전염력이 매우 강해 현재 많은 의료계 동료들이 감염됐거나 격리 상태에 있다”며 “의료 시스템이 기존 대유행 때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현행 16세 이상인 부스터샷 접종 허용 연령을 12세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부스터샷 접종 간격도 현행 6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주 이 같은 내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화 정책에 동참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타벅스가 미국 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사실상 의무화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의 새 규정에 따라 직원들은 오는 10일까지 백신 접종 여부를 보고해야 하고, 다음 달 9일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직원들은 이후 매주 음성 결과서를 제출해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타벅스는 미국의 레스토랑 업계에서 이러한 연방정부의 정책을 따르는 첫 기업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